금리가 오르면 왜 채권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가
채권 가격 하락은 손실이 아니라 기회비용의 정산이다. 채권은 "금리"라는 온도와 평형을 맞추려 움직인다 — 액면가는 고정점, 가격만 출렁인다. 슬라이더로 시장금리를 흔들어 보고, 채권을 산 사람 A와 은행에 넣은 사람 B가 어떻게 갈리는지 관찰하라.
변수 조작
이 화면에서 확인할 것
시장금리 슬라이더 하나만 움직여 보세요. 나머지는 전부 거기에 따라옵니다. 액면가 10,000원과 쿠폰율은 발행 시점에 고정돼 다시는 바뀌지 않습니다. 출렁이는 것은 가격뿐입니다.
- 금리를 올리면 가격 곡선이 액면가 아래로 내려갑니다(할인). 새로 나오는 채권이 더 많은 이자를 주는데 내 채권의 쿠폰은 그대로니, 같은 값을 주고 살 이유가 없어진 만큼 값이 깎이는 것입니다.
- 금리를 내리면 반대로 액면가 위로 올라갑니다(할증). 내 채권이 시장보다 후한 이자를 주게 됐으니 웃돈이 붙습니다.
- 3년물과 10년물 곡선의 기울기를 비교해 보세요. 10년물이 훨씬 가파릅니다. 남은 기간이 길수록 어긋난 이자를 더 오래 견뎌야 해서 같은 금리 변화에도 가격이 크게 흔들립니다. 이 민감도를 부르는 이름이 듀레이션입니다.
- 만기로 갈수록 가격이 10,000원에 수렴하는 것을 보세요. 중간에 아무리 출렁여도 만기에는 액면가를 받습니다. 가격 변동은 중간에 팔 때만 실현됩니다.
왜 "손실"이 아니라 "정산"인가
금리가 오르면 보유 채권의 평가액이 떨어집니다. 이걸 손실이라고 부르면 절반만 맞습니다. 채권을 산 사람 A와 은행에 넣은 사람 B를 나란히 놓고 보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A는 발행 시점의 금리를 만기까지 잠가 두었습니다. 이후 금리가 오르면 B가 더 많은 이자를 받게 되고, A는 그만큼 기회를 놓친 상태가 됩니다. 시장은 이 놓친 기회를 가격에서 미리 깎아 표시합니다. 돈이 사라진 게 아니라, 지금 팔면 얼마를 포기해야 하는지가 숫자로 드러난 것입니다.
그래서 만기까지 들고 갈 사람에게 평가손은 장부상의 숫자에 가깝습니다 — 받기로 한 이자와 원금은 그대로 들어옵니다. 반대로 중간에 팔아야 하는 사람에게는 실재하는 손실입니다. 같은 채권, 같은 가격 하락인데 누구에게 무엇인지가 갈립니다.
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미래에 받을 돈을 지금 가치로 환산해서 전부 더한 것이 시장가입니다. 1년 뒤의 1,000원은 지금의 1,000원보다 덜 값집니다 — 그동안 은행에 넣어 두면 이자가 붙었을 테니까요. 그 "덜한 만큼"을 깎는 것이 할인이고, 깎는 비율이 시장금리입니다.
P = Σ C/(1+r)ⁿ + F/(1+r)ⁿ — C는 매년 받는 쿠폰, F는 만기의 액면가,
r이 시장금리, n이 남은 햇수입니다. r이 분모에 있으므로 r이 커지면 P는 작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금리와 채권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것은 시장의 심리가 아니라
이 식의 구조입니다.
알아 둘 것
이 시뮬레이션은 원리를 보이기 위해 여러 가지를 단순화했습니다. 액면 발행(발행 시 쿠폰율 = 시장금리)을 가정하고, 쿠폰은 연 1회 지급하며, 신용위험·세금·거래비용은 없습니다. 모든 만기에 같은 금리를 적용하므로 현실의 수익률 곡선도 반영하지 않습니다.
실제 채권 투자에는 발행자가 갚지 못할 위험, 팔고 싶을 때 못 파는 유동성 문제, 물가에 따른 실질가치 변화가 함께 걸립니다. 이 자료는 가격이 왜 그렇게 움직이는지를 설명할 뿐, 투자 판단의 근거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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